지난 열흘 넘게 매일 조금씩 줄어들던 체중이 있었다.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제네릭 주사를 매주 한 번씩 맞으며 기록해온 지 벌써 12일째, 그동안은 큰 굴곡 없이 조금씩 빠지는 흐름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그 흐름이 처음으로 거꾸로 움직였다. 유독 배가 고팠던 하루, 그리고 그 끝에 마주한 체중계 숫자에 대한 기록이다.

오늘따라 유독 당긴 입맛

아침부터 뭔가 이상했다. 끼니 자체를 평소보다 많이 먹은 건 아니었다. 두부조림, 제육볶음을 적당히 먹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복숭아와 무화과 같은 과일이 계속 당겼고, 닭가슴살 큐브에도 자꾸 손이 갔다. 외식으로 먹은 gyros와 감자튀김도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어제도 비슷한 양상이었으니 이틀째 이어지는 셈이었다.
물론, 식사를 마친 뒤 복숭아를 하나 더 먹었는데 그 순간 "이거 좀 많은데" 하는 느낌이 살짝 스쳤다. 강한 신호는 아니고 어렴풋한 정도였지만.
그럼에도 입이 심심하다는 느낌도 계속됐고, 가족들이 먹는 간식에도 평소보다 눈이 더 갔다.
체중계가 보여준 숫자
밤에 체중을 쟀다. 98.75kg. 하루 전인 98.1kg에서 0.65kg이 늘어 있었다. 12일 전 시작할 때(100.0kg)와 비교하면 여전히 1.25kg이 줄어든 상태였지만, 매일 조금씩이라도 내려가던 숫자가 방향을 바꾼 건 이번이 처음이라 의아함이 먼저 들었다.
이 정도 오르내림이 정상 범위인지 궁금해져 찾아보니, 건강한 체중 범위의 성인도 하루 동안 2~3파운드(약 0.9~1.4kg), 넓게는 5~6파운드(약 2.3~2.7kg)까지 체중이 오르내리는 게 정상이라고 한다. 탄수화물·나트륨 섭취 후 일시적인 수분 정체, 소화 중인 음식물의 무게, 호르몬 변화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니, 오늘의 0.65kg은 그 범위 안에 들어가는 수준이긴 하다.
투여 용량 쪽에서도 짚이는 부분이 있었다. 지금 맞고 있는 0.25mg은 처음부터 체중 감량 효과를 최대로 끌어올리는 단계가 아니라, 몸이 약물에 적응하도록 서서히 늘려가는 첫 단계로 설계돼 있다고 한다. 16주에 걸쳐 유지 용량까지 4주 간격으로 증량하는 게 표준 일정이라니, 지금은 그 적응 구간의 초반부일 뿐이다. 저용량 적응기라 그런 건가 싶으면서도, 확신까지는 서지 않았다.
식욕이 다시 강해진 이유, 시각은 갈린다
식욕이 다시 돌아온 것을 두고는 자료마다 설명이 조금씩 달랐다. 한쪽에서는 포만감이 눈에 띄게 줄고 배고픔이 다시 강해지는 것을, 지금 용량이 슬슬 부족해졌다는 신호로, 즉 다음 단계로 넘어갈 준비 신호로 설명한다. 반대쪽에서는 몸이 약물에 적응해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변화일 뿐이라며, 2~4주 정도는 지켜보라고 한다.
위 배출 속도를 늦춰 식욕에 영향을 주는 GLP-1 계열 약물의 기전을 다룬 논문에서는, 치료 기간이 길어지면 이 지연 효과가 다소 줄어드는 경향이 관찰된다고도 했다. 다만 이건 수개월 단위로 비교한 연구였고, 12일째 저용량 단계에 그대로 대입할 근거는 없어 보였다. 하루이틀 식욕이 세진 걸 두고 벌써 내성이 생겼다고 단정하기엔 이른 셈이다.
같은 시기를 지난 다른 사람들의 기록도 들여다봤다. 위고비 1~2주차 후기를 남긴 한 블로거는 초반 5~6일차에는 배고픔을 크게 느꼈다가, 7~10일차에는 반대로 포만감이 지나치게 강해지는 경험을 남기기도 했다. 오젬픽을 복용했던 한 기고자는 초반 부작용을 겪은 뒤 식욕이 어느 정도 돌아온 것을 두고 "충족할 수 없는 갈망이 아니라 통제 가능한 배고픔"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모두가 겪는 일이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저용량 구간에서 식욕이 날마다 오르내리는 게 나만의 일은 아닌 모양이었다.
체성분 쪽은 그나마 안심되는 구석이었다. 체중계 위 숫자와 별개로, 근육량은 줄지 않고 오히려 미세하게 늘어나는 추세였다.
마치며
이 하루의 반등이 무엇 때문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먹은 음식의 종류 때문인지, 저용량 적응기의 자연스러운 흔들림인지, 아니면 다음 증량이 가까워졌다는 신호인지 — 지금으로선 그저 궁금할 뿐이다. 다음 며칠, 그리고 다음 주 기록을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한 사람의 경험을 그때그때 기록한 것이지, 의학적 조언은 아니다. 약물에 대한 반응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 참고 정도로만 읽어주면 좋겠다.
내일은 오늘과 다를지, 아니면 며칠 더 이런 흐름이 이어질지 — 그 답은 다음 기록에서 이어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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