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늦여름의 볕이 아직 남아 있는 계절이다. 8월도 막바지에 접어들었고, 위고비 제네릭 주사를 맞기 시작한 지도 3주째로 넘어갔다. 지난 글에서 다뤘던 12일째의 하루짜리 반등이, 알고 보니 하루로 끝나지 않았다. 2주차를 통째로 돌아보면 감량 폭이 눈에 띄게 줄었고, 먹는 양도 슬금슬금 늘었다. 참고로 내가 맞는 약은 브랜드명 위고비나 오젬픽이 아니라, 같은 성분(세마글루타이드, GLP-1 계열)의 제네릭인 APO-Semaglutide다. 그 흐름을 그대로 적어두려 한다.
3주차 주사, 별다른 동요 없이

어제는 가족과 함께 지인을 만나 외식을 했다. 그날은 체중도 재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아침, 3주차 주사를 맞았다. 매주 같은 요일에 반복되는 일이라 이제 특별한 감흥은 없다.
울렁거림이나 구토 기운은 이번에도 느껴지지 않았다. 1주차 초반에 있던 더부룩함도 요즘은 거의 없는 편이다. 아침으로는 닭가슴살 큐브에 허머스, 복숭아 하나를 먹었다. 저녁엔 또 가족 외식이 잡혀 있다.
2주차를 돌아보면 — 가장 정체에 가까운 흐름
지난 글에서 12일째 되던 날 갑자기 체중이 늘고 식욕이 돌아온 이야기를 적었는데, 그게 하루짜리 사건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2주차 전체를 놓고 보면 감량 폭이 눈에 띄게 줄었고, 먹는 양도 다시 조금씩 늘었다.
오늘 아침 체중은 98.65kg. 시작(100.0kg) 대비로는 여전히 1.35kg 빠진 상태지만, 가장 낮았던 8일째의 97.8kg에는 아직 못 미친다. 1주차엔 매일 조금씩 줄어드는 게 눈에 보였는데, 2주차 들어서는 줄었다 늘었다를 반복하며 제자리걸음에 가까운 그래프가 됐다.
그래도 처음보단 분명히 빠진 상태라는 걸 스스로 되새긴다. 먹다가도 '아, 이제 그만 먹을까' 싶은 순간은 여전히 있다. 완전히 무너지는 건 아니고, 스스로 인지는 하는 수준이다.

찾아보니 — 저용량 구간은 원래 이런 시기라고 한다
이번 정체가 궁금해서 세마글루타이드의 표준 용법을 좀 찾아봤다. 위고비는 0.25mg으로 1~4주를 시작하고, 이후 4주 간격으로 0.5mg, 1.0mg 순으로 용량을 올려가는 방식이라고 한다. 이 0.25mg 시작 용량은 최대 감량 효과를 내기 위한 게 아니라, 몸이 약에 적응하도록 돕는 단계라는 설명이 공식 자료에 명시돼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 내가 맞고 있는 용량은 애초에 살을 확 빼는 용도로 설계된 게 아니라는 뜻이다.
체중이 줄면 몸이 에너지 소비를 낮추고 식욕을 다시 끌어올려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려는 반응이 있다고 한다. 짧은 정체나 소폭 반등은 이 과정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도 있었다. 학술 자료를 보니 세마글루타이드의 '진짜' 체중 정체기는 훨씬 뒤에 논의되는 개념이라, 지금 2~3주차의 흐름과는 다른 이야기였다. 반감기가 7일 정도라 매주 맞는 주사가 쌓여야 안정적인 농도에 도달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했다.
지금의 정체가 이상 신호는 아니라는 쪽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다만 이런 흐름이 오래 이어지거나 다른 불편함이 겹친다면 다음 진료 때 담당 의사에게 물어볼 생각이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개인 기록이지 의학적 조언은 아니니, 각자의 상황은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는 게 맞을 것 같다.
간식이 당기는 이유가 좀 달랐다
식욕이 늘었다고 해서 예전처럼 과자 봉지에 손이 가는 건 아니었다. 정확히는, 가족이 간식을 먹고 있는 걸 보면 나도 맛보고 싶어지는 쪽에 가까웠다. 배가 고파서라기보다 옆에서 먹는 모습을 보니 손이 가는 느낌이었다. 돌이켜보면 원래도 그런 성향이 있었다. 누가 음식을 남기면 아까워서 다 먹어버리는 오래된 버릇과 결이 비슷하다.
그래서 나름대로 조정을 해봤다. 그동안 손이 잘 가던 견과류는 좀 덜 챙기고, 대신 코스트코에서 사온 과일을 많이 먹었다. 큰 변화는 아니지만, 뭘 먹을지 고르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다르게 느껴졌다.
같은 시점, 다른 사람들은 어땠을까
비슷한 시기의 다른 사람들 후기도 찾아 읽어봤다. 물론 개인 경험담일 뿐 임상적 사실은 아니라는 전제를 깔고 봐야 한다. 한 후기는 시작 체중 70.8kg에서 3주 후 71.4kg으로 오히려 1kg이 늘었다고 적었는데, 주사 직후엔 식욕이 눌리다가도 다음 주사가 가까워질수록 과자에 손이 간다고 했다. 그 글쓴이도 운동을 병행해야 더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의견을 남겼는데, 지금 내 고민과 비슷했다.
반대로 15일째 시점에 식욕이 크게 줄어 야식이나 폭식은 걱정 없다고 만족스러워하는 후기도 있었고, 1~2주차엔 포만감이 너무 강해 오히려 속이 불편했다는 글도 있었다. 어떤 후기는 3~4주차부터 확실한 식욕 억제가 체감된다며, 한 달 반 시점 누적 감량은 1kg에 그쳤지만 6개월은 꾸준히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같은 약, 비슷한 주차인데도 반응이 이렇게 제각각이라는 게 흥미로웠다.
용량을 올리면, 혹은 운동을 더 하면 나아질까
다음 단계인 0.5mg으로 용량이 올라가면 지금보다 나아질지 궁금했다. 자료를 보니 용량이 높아질수록 감량 효과가 대체로 커지는 경향은 있다고 한다. 다만 모든 구간에서 그 차이가 확실한 건 아니어서, 0.5mg과 1mg을 비교한 한 실사용 연구에서는 수치상으로는 1mg 쪽이 나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아니었다고 한다. 반응 자체의 개인차도 커서, 기준 체중의 5% 미만만 빠지는 비반응군이 10~20%대로 보고되는 반면, 20% 이상 감량하는 경우도 30%가 넘는다고 하니 범위가 꽤 넓다.
운동 쪽은 조금 다른 결의 근거였다. 근육량을 지키고, 골밀도를 유지하고, 장기적으로 체중을 유지하는 데 운동이 도움이 된다는 자료는 여러 개 있었다. 다만 운동을 하면 지금 같은 초기 정체가 바로 풀린다는 걸 직접 증명하는 자료는 찾지 못했다. 그러니 운동을 더 한다고 당장 이번 주 체중계 숫자가 달라질 거라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 그래도 지금 하고 있는 트레드밀 걷기는 계속 이어가 볼 생각이다.
용량이 오르면 나아질지, 운동을 늘리면 나아질지 — 둘 다 아직은 답을 모른다. 다음 몇 주를 지나며 자연스럽게 알게 되지 않을까 싶다.
마치며
병원에 다시 예약을 잡아야 할 때가 슬슬 다가오고 있다. 아직 전화는 안 했지만, 다음 진료에서 지금까지의 흐름을 한번 확인받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2주차는 숫자로만 보면 밋밋한 구간이었지만, 몸이 새로운 용량 구간을 지나가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3주차는 또 어떤 모습일지, 다음 기록에서 이어가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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