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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체중 조절 후기

위고비 제네릭 3주차 5일째, 반등한 체중과 내일 진료 (2026)

by 한 걸음 노트 2026.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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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 제네릭(APO-Semaglutide) 3주차 5일째, 체중이 소폭 반등했다. 배부른데도 계속 먹게 되는 식욕과 그 이유를 리서치로 찾아보고, 내일 있을 4주 정기 진료와 아직 모르는 피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마음까지 솔직하게 기록했다.
위고비 제네릭 3주차 체중감량 여정, 반등한 체중과 다음날 정기 진료를 앞둔 순간을 담은 대표 이미지
위고비 제네릭 3주차 5일째, 반등한 체중을 마주한 날의 기록

 

8월의 마지막 날이다. 늦여름 볕은 아직 남아 있는데 달력은 벌써 다음 달을 가리키고 있다. 위고비 제네릭(APO-Semaglutide) 주사를 맞기 시작한 지 18일째, 3주 차 투여로는 5일째다. 이번 편은 숫자로만 보면 그리 산뜻하지 않다. 체중계는 다시 소폭 올라갔고 식욕도 애매한 모양으로 움직였다. 마침 내일은 8월 11일 처방받던 날 이미 잡혀 있던 4주 후 정기 진료일이라, 그간 궁금했던 것들을 확인받을 참이다.


3주 차 5일째, 다시 오른 체중

지난 편에서 다뤘던 2주 차 정체는 3주 차 주사(8월 27일) 이후 다시 풀리는 듯했다. 8월 28일 아침엔 97.9kg — 최저치였던 97.8kg에 거의 근접한 수치였다. 오랜만에 다시 내려가는구나 싶었는데, 딱 하루짜리 안도였다.

 

주말(8월 29~30일)엔 아이가 방학 중이라 온 가족이 함께 챙겨 먹는 일이 부쩍 많아졌다. 감자튀김, 햄버거, 핫도그처럼 사 먹는 음식들이 자연스레 늘었다. 집에서는 평소처럼 갈빗살이나 된장찌개 같은 일반식을 먹었고, 옥수수를 사다 구워도 먹고 쪄도 먹었다. 과일은 계속 챙겨 먹었고 밥은 오히려 확 줄었는데, 원래도 밥양을 줄여둔 상태였음에도 이번엔 그보다 더 쉽게 줄어드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오늘(8월 31일) 아침 체중계는 98.85kg을 가리켰다. 사흘 전 최저치 대비 거의 1kg 가까이 오른 숫자다. 그런데 스스로 돌아봐도 딱히 많이 먹은 것 같지가 않아 의아했다. 폭식이라 부를 만한 한 끼는 없었는데, 사 먹는 음식의 빈도가 잦아진 게 조용히 누적된 게 아닌가 싶다. 이번 한 달 전체를 놓고 보면 일종의 "적응기"에 가까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 방학과 겹쳐 가족 식사가 늘어난 영향도 있었을 테고, 개학하면 다시 관리하기가 한결 수월해질 거라 믿고 있다. 아직은 그저 믿음일 뿐이지만.

위고비 체중감량 3주차, 늦여름 볕이 드는 창가에 놓인 체중계와 물컵으로 표현한 반등한 체중의 정물
3주차 5일째 체중이 소폭 반등했지만, 아이 방학과 맞물린 적응기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배부른데도 계속 들어가는 식욕

이번 주 식욕은 조금 결이 달랐다. "식욕이 되살아났다"고 하기엔 애매하다. 배가 고파서 뭔가를 찾는 느낌이 아니라, 이미 배가 부른데도 뭔가 계속 들어가는 느낌에 더 가까웠다. 그러다 보면 포만감을 넘어 갑갑함까지 느끼게 되는 날이 있었다.

 

이 감각이 낯설어서 나중에 관련 자료를 좀 찾아봤는데, 비슷한 얘기를 하는 논문이 여럿 있었다.

 

세마글루타이드 같은 GLP-1 계열 약물은 뇌의 시상하부 경로를 통해 '배가 고파서 먹는' 항상성 식욕은 억제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그런데 '맛있어서 계속 먹고 싶은' 쾌락적 식욕은 도파민이 관여하는 보상 회로라는, 완전히 다른 경로를 타는 모양이다.

 

두 회로가 별개로 움직이다 보니, 포만감 신호는 이미 켜져 있는데도 먹는 행위 자체는 잘 안 멈추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요즘 내가 느끼던 것과 묘하게 닮아 있었다.

위고비 복용 중 배부른데도 식욕이 이어지는 상황을 표현한, 식탁 위 반쯤 남은 접시 정물
포만감과 쾌락적 식욕은 서로 다른 뇌 회로를 타기에, 배불러도 계속 먹게 되는 순간이 생긴다

여전히 안 당기는 라면, 그런데 감자튀김엔 손이 갔다

한 가지 재확인한 게 있다. 4편(8월 24일)에서 처음 적었던 "라면이 안 당긴다"는 변화가 일주일이 넘도록 여전히 그대로다. 예전엔 불현듯 라면이 먹고 싶어지는 순간이 종종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 생각 자체가 잘 들지 않는다. 새로 생긴 변화라기보다, 계속 유지되고 있는 변화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그런데 라면 같은 특정 자극적인 음식엔 여전히 무덤덤하면서, 주말 사 먹거리엔 자연스럽게 손이 갔다.

 

배고픔이라기보다는 가족이 함께 먹는 분위기, 아이 방학이라 다 같이 뭔가를 사 오는 흐름 자체가 트리거에 가까웠던 것 같다. 찾아보니 이런 걸 '외부 식사 단서(external eating)'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음식의 냄새나 모양, 옆에서 누군가 먹는 모습 같은 외부 신호가 내부의 배고픔·포만감 신호와는 별개로 섭취를 유도한다는 개념이었다. GLP-1 계열 치료를 받으면 이런 외부 자극에 의한 과식이 어느 정도 줄어든다는 연구도 있었지만,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라고 했다.

 

체중 감량이 진행될수록 이런 쾌락적 식사에 대한 억제가 초반만 못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는 동물 실험 결과도 있었다. 체중이 줄면서 도파민 반응이 일부 회복돼 기호식품 섭취가 다시 늘어나는 경향을 관찰했다는 내용인데,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되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한다. 다만 이런 흐름이 있다는 걸 알고 나니, 사회적 자리에서 억제가 예전만 못한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도 그게 곧 '약이 안 듣기 시작했다'는 뜻은 아닐 수 있겠다 싶었다.

위고비 체중감량 중 라면엔 무덤덤해도 테이크아웃 음식엔 손이 가는 외부 식사 단서를 은유한 빈 접시와 포장 봉투
라면은 여전히 안 당기지만, 가족이 함께 먹는 분위기 같은 외부 신호엔 자연스럽게 손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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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이런가 — 같은 시점 다른 사람들 이야기

비슷한 시기 다른 GLP-1 사용자들의 이야기도 몇 개 찾아봤다. 명절이나 모임을 앞두고 일부러 투약 타이밍을 늦추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명절 음식을 조금 더 편하게 즐기고 싶어서라는 이유였다.

 

또 어떤 사람들은 마카롱같은 디저트처럼 특정한 '트리거 음식' 앞에서는 자제가 흐트러진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가장 눈에 들어온 건 "약이 내 뇌에 배부르다는 신호를 줘도, 주변 가족과 친구의 신호는 리셋되지 않는다"는 설명이었다. 한 입만 먹어보라는 권유, 왜 이렇게 안 먹냐는 걱정 어린 참견 같은 사회적 압력은 약물과 무관하게 계속 존재한다는 얘기다. 아이 방학이라 다 같이 뭔가를 사 먹게 되는 요즘 상황과 겹쳐 보이는 대목이었다.

 

물론 반대 방향의 후기도 있었다. 오히려 너무 안 먹어서 가족들이 서운해할까 봐 접시에 음식을 담아만 두고 나중에 몰래 버린다는 사람도 있었다. 같은 약을 쓰는데도 사회적 식사 자리에 대한 반응이 사람마다 이렇게 다르다는 게 흥미로웠다.


내일은 약 4주 만의 정기 진료

내일(9월 1일)은 8월 11일 처방받던 날 이미 잡아둔 4주 후 정기 진료일이다. 새로 예약을 잡은 건 아니고, 처방 당시부터 이미 정해져 있던 일정이었다. 공교롭게도 위고비 1단계 적정 기간이 4주라, 딱 다음 용량 단계로 넘어가는 시점과도 맞물린다.

 

처방 당일 진료 이후 별도로 받았던 피검사와 소변검사 결과도 내일 처음 듣게 된다. 다만 이 검사는 8월 11일, 그러니까 첫 투여(8월 14일)보다도 앞서 받은 것이다. 세마글루타이드의 영향은 전혀 받지 않은, 순수하게 투여 전 기준 수치라는 뜻이다. 그러니 내일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그건 위고비 효과와는 무관한, 원래부터 있었던 수치를 이제야 확인하는 자리에 가깝다. 다만 앞으로 위고비 진행 과정을 지켜볼 때 비교할 출발점 하나가 생기는 셈이니, 그 의미는 있을 것 같다.

 

평소 수치가 높게 나오는 항목이 여러 개 있어서, 내일 의사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살짝 신경도 쓰인다. 결과를 미리 짐작해 봐야 소용없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마치며

체중이 오른 것도, 배부른데도 계속 먹게 되는 것도 지금 시점에선 실패라기보다는 지나가는 구간에 가깝다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자료들을 보면 감량이 진행되면서 정체나 재증가를 겪는 건 꽤 흔한 흐름이라고 하니, 아이 방학이 끝나고 일상 리듬이 돌아오면 지금보다는 나아질 수도 있겠다 싶다. 다음 몇 주 사이 어떤 변화가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개인 경험을 기록한 것이지, 의학적 조언은 아니다. 본문에서 언급한 항상성 식욕과 쾌락적 식욕의 회로 이야기도 상당 부분 동물 실험이나 소규모 인간 연구에 근거한 내용이라, 참고 정도로만 받아들이면 좋겠다. 내일 진료에서 나올 검사 결과와 의사의 반응은 다음 편에서 이어 적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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